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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뉴스레터 "겪어본 사람이 할 수 있는 사랑"

안녕하세요, 미션인큐베이터의 이세영 입니다. 평안하신지요?

평안이라는 말이 참 간절했던 4월이었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학교가 재정위기로 인해서 긴급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되었고, 제 주변에 참 많은 분들이 학교를 떠나시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부서 이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등 평안을 지키는 일이 참 쉽지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설교할 때 말했던 사랑, 공동체, 소망, 믿음... 구조조정 앞에서 모두가 어쩔 수 없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배웠고, 밥그릇 앞에서 귀천이 없다는 것도, 그리고 변함없이 믿을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뿐이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마음을 추스리며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더 깊이 돌아보게 되었고, 제 주변에 실직이나 재정 단절로 인해 힘들어 하실 분들을 하나씩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저를 도왔던 분도 생각이 났습니다.

2017년 한국에 들어가서 아무 수입이 없이 살아가며 막연히 사회적 기업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을 때, 저에게 창업준비하는 회사의 인큐베이팅 하는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동시에 3개월의 인턴 봉급까지 주었던 친구 동역자입니다. 저는 워낙 주는게 편하고 받는걸 못하는 데, 그런 제 성격을 잘 아는 그 친구가, 생각보다 많았던 액수에 부담스러워하는 저에게 해준 말은 "마침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목사님은 지금 가장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부담갖지 말고 좋은 시간 되세요" 아마도 그 친구가 그 때 전해준 그 사랑은 평생 못 잊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신실하게 저의 필요를 채워주셨습니다.

지난 2주 동안 하나님은 그 때의 저처럼 받는 것 잘 못하고 도와달라 말히기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역시 "나는 괜찮다, 나보다 어려운 분 도우시라"고 하시는 선교사님께 카톡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원래 필요해도 말씀 잘 못하시잖아요. 그래서 제가 먼저 말씀드리는 거에요. 환율 좋을 때 어서 받아주세요." 답이 왔습니다. "ㅎㅎ 제가 좀 그런 면이 있지요... 솔직히 재정에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격려가 많이 됩니다..."

겪어본 사람이 할 수 있는 사랑이 있습니다. 그것이 나의 부르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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